1분에 400시간 이상의 영상이 올라오고 전 세계에서 매일 10억 시간의 영상이 재생된다. 91개국에서 18억명의 인구가 이용하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 유튜브(Youtube)의 통계 수치다.
한국에서도 유튜브는 인기가 높다. 와이즈앱 애플리케이션 분석회사가 지난해 8월 밝힌 스마트폰 앱 사용시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톡은 각각 136억분, 199억분에 그쳤지만 유튜브는 333억분이다. 이제 다음세대들은 모르는 것을 인터넷에서 검색할 때, 네이버 같은 검색엔진 포털사이트가 아닌 유튜브에서 검색하고 있다.
유튜브 사용량이 압도적으로 늘어나면서 정치계도 주목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의 '홍카콜라' 채널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알릴레오'가 보여주는 대립관계는 큰 화제다. 국회의원 300명 중 38%(114명)가 유튜브 채널을 갖고 있으며, 영상 전문가를 채용해 유튜브 홍보 방안을 연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발맞춰, 유튜브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기존 교회들이 단지 예배나 설교 영상을 단순히 업로드하는 차원에서 한걸음 나아가 유튜브 플랫폼에 적합한 영상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크리스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채널들은 각각 성인, 청년, 교회학교 학생, 유아 등 여러 연령대를 타겟으로 한다.
유튜브 '어진소리vj' 채널은 김형호 선교사가 성인을 대상으로 따뜻한 목소리로 힐링 영상을, '교튜브TV'와 '이대위'는 각각 일산신광교회(최영업 목사 시무) 영안교회(양병희 목사 시무)의 청년들이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교회의 문화와 이단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한다. 또 'ggoma-hyung'(꼬마형) '찬양만드는아빠' 채널은 어린이와 유아를 위한 찬양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처럼 유튜브가 복음의 통로로 선교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영상 매체를 통해 기존 성도, 가나안 교인, 더 나아가 비기독교인들에게까지 쉽게 접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어진소리vj (www.youtube.com/channel/UCY6dLmWhn-26QVme7EurOoQ)조용하고 잔잔한 음악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생각의 힘을 믿는가?'라는 영상에서는 영화 Alive로 시작해 책 '위대한 생각의 힘'을 소개하고 영상 끝 부분에는 신앙의 자세를 소개한다. 비기독교인들에게 최대한 거부감 없이 전달하려는 목적이다.
유튜브에서 '어진소리vj' 채널을 운영하는 김형호 선교사는 지난해 5월 중국에서 추방된 이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김 선교사는 중국에서 미디어 선교에 관심을 갖고 오디오북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영상 선교'라는 명목으로 추방당했다. 제한된 선교 환경 속에서 목소리만으로 복음을 전하려 했던 그는 이제 한국에서 미디어 선교를 시작했다. 그가 제작한 영상들은 더빙과 자막을 통해 여러 언어로 퍼져나갈 준비 중이다.
어진소리vj와 관련해 김 선교사는 "vj는 voice of Jesus, 예수님의 목소리라는 의미도 있다. 세상 사람들을 향한 예수님의 어진 목소리를 대신해야겠다"고 채널명을 설명한 후, "목회자들이 제작하는 영상은 설교와 큐티가 대부분인데 비기독교인에게 다가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그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만들기 위해 영화나 책 등을 활용해 접촉점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간에 부담없이 볼 수 있도록 5~10분 정도의 짧은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며, "추방된 선교사에게 허락된 안식년 기간인 올해 유튜브 활동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국내에서 제작한 영상들이 전세계로 확장해 나갈 것이고, 하나님이 선교지로 보내주신다면 미디어 선교라는 도구를 갖고 선교지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교튜브TV (https://www.youtube.com/channel/UCKVhiWpzq_CT1zy8DNSNCmw) "강한 용사~ 교튜브!" 빠른 편집과 많은 효과음과 자막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병맛'미가 넘치는 이 영상들은 딱딱한 교회를 트렌드에 맞게 풀어낸 일산신광교회 최원석 박광서 청년의 작품이다.
드라마 도깨비를 패러디한 '선교깨비', 태양의 후예를 빗댄 '선교의 후예' 등 창의적인 영상들도 많다. 재미있는 단편극을 통해 죄와 가나의 혼인잔치 등을 자연스레 설명하기도 하고 말씀을 읽어주는 '성경 ASMR'등의 영상도 있다.
올해 장신대 신대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최원석 청년은 "교회 내부에서는 성도들끼리 잘 알고 지내지만 외부인들은 접근하기 힘들어, 딱딱하고 닫혀있는 부분들이 있다"며, "유튜브를 통해 열린 콘텐츠를 만들어 함께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기독교인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며, "교회에 나오지 않는 기독교인들이나 신앙의 초심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교회가 어떠한 곳인지 말하고 있다"고 채널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영상 매체를 통한 선교와 관련해 그는 "기독교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강해 자발적으로 교회를 찾아오기 힘들어졌다"며, "유튜브를 통해 비기독교인들과 가나안 성도들에게 접근하고, 이들이 변화한다면 다시 교회 공동체로 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