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논단

변혁의 시대, 선교 패러다임 - 안승오교수(영남신대)

최고관리자 0 1,235 2019.02.14 23:52

변혁의 시대, 선교 패러다임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선교신학)

 


4차 산업 혁명의 내용과 예상되는 변화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4차 산업혁명이란 화두가 대두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의 산업 혁명은 주로 인간의 육체노동을 기계로 대체하면서 연결과 생산성을 강화해 온 과정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의 두뇌 역할을 대체하는 시대이므로 그 변화가 더욱 빠르고 파격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히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면서 진화하는 딥 러닝이라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 상상을 초월하는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생각된다.

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변화여서 그 변화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변화들이 예측되고 있다. 먼저 생활의 편리성이 증대될 것이다. 첨단 기술의 발전과 초연결로 이동, 통신, 제조, 의료, 생활 등의 분야에서 매우 편리한 삶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공유경제와 초연결로 인해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협력이 강조될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 많은 직업의 변동과 엄청난 일자리의 상실이 발생할 것이다. 또한 변화에 적응하면서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과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심각한 사회적 불균형이 심화되며 갈수록 그 격차는 커지고 그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갈등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4차 산업 혁명이 종교에 미칠 영향들


4차 산업 혁명은 인간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때문에 이런 능력의 향상으로 말미암아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 행복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신을 대신하여 인간의 모든 한계성을 극복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스스로 바벨탑을 높이 쌓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히 종교의 약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협력과 협업이 강조되는 초연결 사회 속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의 사고 특히 진리의 절대성보다는 상대성을 강조하는 자세가 더 강조되면서 특정 종교에 대한 충성심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사회가 갈수록 수평화 되면서 성직자의 권위에 복종하는 것을 거부하게 되고, 종교의 규율과 제도에 얽매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인간생활이 편리해져도 인간은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살아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게 되면서 다양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고, 갈수록 커지는 빈부 격차로 인해 갈등과 분노가 커질 것이고, 온라인상의 관계망이 넓어지지만 인간적인 만남과 교류를 갖지 못해 외로움이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상상하기 어려운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훨씬 더 큰 충격 속에서 심각한 정신적 질병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의 행복은 물질의 향상이나 기술의 발전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종교를 찾을 것이다. 다만 그러한 욕구들을 실제적으로 충족시켜줄 수 있는 종교에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다.

 

4차 산업 시대에 고려해야 할 선교 패러다임


그렇다면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기독교는 어떤 패러다임을 추구해야 할지 몇 가지만 생각해보자. 첫째, ‘디지털 네이티브를 수용할 수 있는 선교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디지털 네이티브란 인터넷이 상용화된 시대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세대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세대이며,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이들이 시대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세대이므로 기존의 아날로그식 선교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들의 복음화를 위한 효과적인 매체와 다양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빅데이터와 다양한 기술 등을 활용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선교 패러다임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현재 기독교의 선교는 많은 경우 컨트롤타워가 없이 중구난방의 각개 전투식으로 진행되어 중복투자가 많고 체계적인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종합적인 선교정보를 수집하는 빅데이터를 만들어가면서 그에 따라 효과적으로 인력과 재정 투입을 해야 한다. 기타 발전된 통신기술, 이동기술, 인공지능 통번역 시스템 등을 선교 현장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선교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윤리성과 공동체성을 겸비한 선교 패러다임을 추구해야 한다. 4차 산업 시대는 정보의 시대로 교회의 비윤리적인 행태가 쉽고 빠르게 알려지게 되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교회에 대한 신뢰를 잃고 마음 문을 닫아걸게 될 수 있다. 특별히 교회 지도자들의 비윤리적 행태는 선교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 있으므로 윤리성 강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한다. 한편 4차 산업 시대에 사람들은 급격한 사회변화와 더불어 더 큰 고독과 슬픔 등을 겪게 될 것이므로 교회는 이들을 위한 따뜻한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참된 인격적 만남과 전폭적인 수용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복음화의 선명성을 추구하는 선교 패러다임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고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인간이 죄인이며 인간의 참된 행복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게만 있다는 사실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아무리 모든 것이 발달해도 인간은 결코 이 땅위에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없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아무리 좋은 복지사회가 건설된다 해도 거기에 하나님에 대한 관심이 없고 자신들의 쾌락과 이익에만 눈이 멀어 있다면 그 곳은 결코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다. 오늘날 진보 진영의 선교관은 이 땅 위의 문제 해결을 선교의 과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선교관은 정의, 평화, 공존, 생명살림 등은 강조하는 반면, 복음전도를 약화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시대가 변할 때마다 선교의 목표를 바꾼 경우 세상도 변화시키지 못하고 교회는 오히려 약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복음이 세계 변혁의 핵심이요 근본임을 명심하는 것이 4차 산업 시대의 선교에도 여전히 중요하다.

 

안승오 교수

미국 풀러 신학교 선교대학원 (Ph. D.)

() 총회 파송 필리핀 선교사

미국 풀러 신학교 객원교수

() 선교와 신학, 복음과 선교편집위원

선교와 교회편집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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